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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오랜만에 회고(마케터의 2023년 1/3 회고)

by 마케터정민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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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회고를 쓴다. 월간 회고를 몇 달 썼었는데 너무 주기가 짧아 4개월치를 모아서 써본다. 나는 임팩트가 큰 것 위주로 짧고 굵게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분기에는 빠져있는 부분을 채우고,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 챙기면서 업무적으로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업무]

1. 광고 관리에 투자

이번 분기부터는 내가 다시 광고 관리를 전담하게 되었다. 그동안 예산과 입찰 전략위주로 신경을 쏟았었는데, 이번 분기에 업무를 넘겨받고 보니 낡은 소재들과 빠져있는 키워드들이 보였다. 다른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광고 소재 업데이트는 항상 우선순위가 낮았는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함을 인지했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은 주간 광고 성과를 트래킹하면서 어떤 소재가 인기가 있었는지, 어떤 광고 그룹이 성과가 좋았는지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빠져있는 키워드를 추가하고, 소재를 업데이트하고, 추천 전략들도 자세히 트래킹/반영하면서 기존에 운영하던 키워드 광고의 전환당 비용을 거의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그 외에 실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가설을 세워 이번 분기에만 캠페인을 8개 이상, 소재(이미지/글)는 몇 천 개 이상 올린 것 같다.

 

그리 큰 숫자는 아닐 수 있지만 광고만 전담한게 아니라서 개인적으로는 큰 성취였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금요일마다 관심을 쏟으니 안 보이던 게 보였다. 내 의지만으로, 그때그때의 우선순위로 내 할 일을 정하다 보면 이런 사소하게 개선해야 하는 일들은 계속 뒤로 밀렸을 텐데, 언제 어떤 일을 하겠다고 명시를 해두니까 뒤로 미루지 않고 해낼 수 있었다. 이렇게 꾸준히 챙겨야 하는 일들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그 태스크를 위한 시간을 만들고 지키려고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2. 인플루언서 콜드메일

거절 받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나도 기왕이면 그런 일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이번에 '차트게임'이라는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신규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과 후기 등을 수집하고 싶어 이번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되었다.

 

어떤 서비스인지,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피드백을 주시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시는 건지 진심을 담은 메일을 작성했고, 특정 매체에는 받는 분 맞춤 메시지까지 보냈다. 이 정성이 닿았을까? 기대했던 것보다 꽤 많은 회신을 받을 수 있었다. '스팸메시지로 오해하면 어쩌지'라는 걱정과는 달리 정성스럽게 피드백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실제로 신규 기능에 대한 후기 글을 작성해 주신 분도 계셨고 오프라인 미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이 프로젝트로 우리는 다음에 광고를 의뢰할 때 누구한테 보낼지 리스트를 구할 수 있었고, 콜드메일 캠페인의 성과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어떤 매체의 인플루언서가 가장 우호적인지, 효율이 좋은지 등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소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업무적인 것 외에 취미로 했던 일들에서도 느낀 점이 있어 남겨본다.

 

3. 1일 1 콘텐츠 30일 챌린지

나에게는 '글쓰기'가 해소와 표현의 수단 중에 하나이자 가장 애정하는 취미이다. 최근에는 이 취미를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한달어스 - 매일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하게 되었다. 

 

나는 실천력이 좋은 편이라 일을 벌이는 건 잘 하는 데 꾸준히 해나가는 것을 어려워했다. 글쓰는 것 자체, 하나의 글을 쓰는 것 자체는 좋아하는데 꾸준히 연재하는 것은 어렵+ 부담스럽달까? 그게 끈기와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챌린지로 그 관점이 바뀌었다.

 

이번 도전으로 느낀 것: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데 있어서는 생각보다 끈기와 의지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진짜 그렇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시스템이었다. '어디서, 언제, 어떤 주제를 쓸지' 미리 계획해 두고 그 규칙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습관으로 들이고 싶다면 '저녁 11시부터는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을 켜 브런치에 글을 쓴다.'라는 규칙을 만들면 된다. 알람이 울리면 그냥 그 일을 하면 된다. 여기서 포인트는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과'에 그 행동을 포함함으로써 생각을 하지 않고 그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기 싫다', '귀찮다'는 생각을 할필요가 없어진다. 아래는 대학생이라면 한번쯤 봤을 법한 유명한 짤이다.

 

쉽게 말해 그냥 해야하는 행동이라고 여기는 순간 '과제하는 시간' 외의 시간을 다 세이브할 수 있게 된다.

 

생각해 보면 내가 어떤 일을 꾸준히 하지 못했을 때는 그 일보다 '더 재밌는 일' 혹은 '더 중요한 일'들이 생길 때였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떤 일을 꾸준히 해내고 싶다면 우선순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독립적인 시스템에 넣어 관리를 하는 게 잘 맞았다. 이번 기회로 꾸준하게 글을 작성하면서 GA4 강의제안을 받기도 하고 마케팅 관련 채널에서 아티클 작성 요청이 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스템을 변경하면서 블로그 포스팅이 멈췄다)

후기 보러 가기 →

 

 

4. 점심시간 책 읽기 습관 들이기

'책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말은 믿지 않았는데 '습관의 디테일'이라는 책을 읽고 삶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덕분에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잡아서 성공 경험을 많이 쌓고, 좋은 습관도 비교적 쉽게 들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좋은 습관 들이기의 일환으로 올 초부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바로 '점심시간에 책 읽기'이다.

 

이렇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책을 빨리, 많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면서 독서를 습관으로 들이게 되었다. 방법은 점심을 먹고 난 후 커피 한잔을 내려 중앙 테이블에서 최소 5분씩 독서를 해보기로 했다.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독서가 어려운 날에는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해도 된다는 조건도 달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밌게 하고 있다. 1년에 책을 1권 읽을까 말까 하던 내가 지금은 4개월 만에 6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2권(오늘도 개발자가 안된다고 말했다, 린스타트업)은 병렬적으로 읽고 있는 중! 그리고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최근에는 점심시간에 같이 읽는 동료들도 생겨 더 든든하고 재밌게 독서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서를 하기 전까지 귀찮다는 생각이 들 새도 없이 내 일과 중 하나로 껴넣었더니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었다. 행동에 옮기기까지 생각하는 단계를 최대한 없애는, '그냥 일단 해!' 같은 마인드가 긴 호흡으로 꾸준히 해내는 데 도움 되는 것 같다.

+ 유난한 도전까지! (위에 2개는 읽는 중이다)

 


 

제일 중요한 문장 2개!

 

1. 시스템의 중요성

어떤 일을 꾸준히 하고자 할 때 끈기와 의지에 의존하기보다는 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 정해진 트리거를 정해두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내 삶에 긍정적인 습관을 여러 개 만들어서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그 반대의 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평소에 '시간도 없는데 임팩트 큰 것 위주로 해야 하지 않을까?' 또는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일로 내 커리어와 업무를 구성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해 왔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러한 생각이 적극성이나 우선순위의 형태로 반영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이번 분기를 거치면서 느낀 점은, '해보지도 않고 이 일이 임팩트 있다/없다를 판단하기에는 내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건 임팩트에 비해 너무 고된 일이야', '너무 사소한 일이야'와 같은 내 판단을 빼고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더 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을 가려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하다! ㅋㅋㅋ

최근에 봤던 유퀴즈에서 가수 성시경이 해준 말이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임팩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으로 단단하게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싫어하는 일이 있더라도 해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그 과정을 힘들고 싫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다.

 

 

다음 분기는 이렇게 살아볼 예정!

윗 내용과 이어지는 내용이다. 최근에 직장 동료의 블로그에서 인상 깊은 영상을 보게 되었다. 주제는 '보상에 집중하지 말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즐겁다고 생각하라'이다. 이를 '도파민 분비'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도파민'은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 쉽게 말해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이라고 보면 된다. 성취나 보상을 받을 때 많이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영상에서는 노력에서 나오는 최종 보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도파민을 얻는 것 그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림을 좋아했던 사람이 일러스트레이터로 취업한 후 그림이 더 이상 즐겁지 않고 돈 버는 수단으로만 느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영상에서는 그 원인이 바로 최종 보상(돈)을 최우선 목표로 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림 그리는 것 자체를 즐겁다고 계속 생각해야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떻게 내가 원하는 대로 조절될까? '이미 그림을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게 돼버렸는데 그럼 어떻게 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놀랍게도 영상에서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 과정도 즐거워'라고 말하면 실제로 그렇게 느껴진다고 한다. 본인을 속이는 기분이 들 수 있지만 분명히 기분을 더 나아지게 해 준다. 그것만으로도 자기 암시는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다음 분기에 조금 지치고 힘든 일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너무 귀찮아, 힘들어' 보다는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이지. 이 과정도 즐거워.'라고 되새기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려고 한다. 후기는 다음 회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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